400조 원 퇴직연금, 왜 내 돈은 제자리일까?
국민연금 6.82% vs 퇴직연금 2.07%, 충격적인 격차
직장인이라면 매달 월급 명세서에서 ‘퇴직연금’이라는 항목을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먼 훗날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고 믿지만, 최근 공개된 통계는 우리에게 충격을 안겨줍니다. 무려 400조 원 규모로 성장한 퇴직연금이 국민연금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충격적인 수익률 격차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제도 도입 이후 우리나라 퇴직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2.07%"에 불과합니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이 6.82% 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세 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이 격차가 단순한 수치의 차이로만 보이진 않습니다.
예를 들어 월급에서 꾸준히 적립된 돈이 수십 년 후에는 ‘10억 원 vs 3억 원’ 이라는 어마어마한 차이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몇 퍼센트의 차이가 결국 우리의 노후 생활 수준을 결정짓는 셈입니다.
왜 퇴직연금은 이렇게 낮을까?
안전 자산 위주의 운용
대부분의 퇴직연금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묶여 있습니다.
은행 예금이나 채권처럼 안정적이지만, 금리가 낮아 물가 상승률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입자의 소극적인 태도
퇴직연금은 가입자가 직접 운용 지시를 할 수 있는 구조이지만, 상당수 근로자들이 방치합니다.
결국 운용사 기본 상품에 머무르며 저조한 수익률을 벗어나지 못하는 겁니다.
운용사의 보수적인 전략
자산운용사들도 퇴직연금을 공격적으로 굴리기보다 ‘안전’을 우선시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 방식이 가입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과의 비교에서 드러나는 문제
국민연금은 글로벌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합니다.
전문 인력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적극 운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습니다.
반면 퇴직연금은 안전 자산에만 묶여 있으니, 결과적으로 가입자의 노후 자산 증식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안은?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활용
2022년 도입된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별도 지시를 하지 않아도 미리 지정한 상품에 자동으로 투자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이를 통해 수익률을 조금이라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적극적인 상품 선택
원리금 보장형에서 벗어나 펀드, ETF 등 다양한 투자 상품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습니다.
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변동성이 있더라도 결과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관리와 점검
‘방치된 퇴직연금’은 절대 스스로 불어나지 않습니다.
최소한 연 1~2회는 운용 내역을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내 노후는 내가 지켜야 한다
퇴직연금은 이미 400조 원을 넘어선 거대한 시장입니다.
하지만 그 규모만큼 우리의 노후를 든든히 지켜주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국민연금과의 수익률 격차에서 보듯, ‘몇 퍼센트 차이’는 결국 은퇴 후 삶의 질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됩니다.
따라서 더 이상 무심코 방치하지 말고, 퇴직연금을 ‘내 돈’이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나의 선택이 10년, 20년 뒤 노후 생활을 바꾸는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