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이 본격화된 이후, 글로벌 공급망은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심축 역할을 해왔지만,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와 기술 견제로 인해 이 구조는 균열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틈을 비집고 올라온 국가들이 바로 ‘반사이익 국가’들입니다.
이들 신흥국은 무역 전쟁의 혼란 속에서 기회를 포착해 새로운 제조 허브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반사이익 국가들의 약진
대표적인 반사이익 국가는 베트남, 인도,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들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1 전략’을 채택한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베트남은 저렴한 인건비와 빠르게 정비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삼성, 애플, 인텔 등의 주요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도 역시 대규모 내수 시장과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기반으로 점차 제조 분야에서도 존재감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세계 무역 구조의 재편
이러한 흐름은 단순히 생산기지의 이전에 그치지 않고, 세계 무역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메이드 인 차이나’가 대다수였던 전자제품이나 섬유 제품의 원산지가 이제는 ‘메이드 인 베트남’ 혹은 ‘메이드 인 인도’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 결과, 동남아시아 및 남아시아 국가들의 수출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미국과의 교역에서도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대미 무역 적자국의 변화
미국의 무역 적자 구조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때 압도적인 무역 적자를 기록했던 중국의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베트남과 멕시코, 인도 등 신흥국의 대미 수출이 늘면서 이들이 새로운 대미 무역 적자국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은 미국의 주요 수입국 순위에서 꾸준히 상승하며 2024년 기준 상위 5위 안에 들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반사이익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생산기지 분산 전략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기회를 잡은 비결은?
이들 신흥국들이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몇 가지 공통된 요인이 존재합니다.
첫째, 정부의 적극적인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 정책과 세제 혜택이 있었습니다.
둘째, 미국 및 유럽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해 관세 장벽을 최소화했습니다.
셋째, 디지털 및 친환경 산업에 대한 빠른 대응으로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한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무역 전쟁은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제에 부담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혼란 속에서 기회를 포착한 신흥국들은 이제 단순한 생산기지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세계 무역 구조는 더욱 다극화되고, 이들 신흥 강자들이 어떤 전략으로 지속 성장해 나갈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