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를 잘하는 사람에게는 당연하고 쉬운 일이, 정리를 못하는 사람에게는 시작조차 막막한 일이다.
마치 높은 산 앞에 선 기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라 멍하니 바라보다 결국 "내일 하지 뭐" 하고 넘긴다.
정리를 못하는 사람에게 정리는 단순한 ‘정돈’이 아니라, 선택의 연속이고, 감정의 터치다.
우리는 종종 정리를 ‘물건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결정의 피로’ 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이 물건을 버릴까, 남길까?
나중에 쓸 수도 있는데?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으면 정리는 멈춘다.
감정이 개입된 물건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오래된 편지, 안 입는 옷, 추억이 담긴 소품들은 마치 내 마음의 일부인 것 같아 쉽게 버리지 못한다.
또 하나, 정리를 못하는 사람에게는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압박’ 이 있다.
인스타 속 정리된 서랍, 예쁘게 라벨링 된 수납함을 보며 "나는 저렇게 못하니까…" 하며 아예 시작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리는 남을 위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내 삶을 조금 더 편하게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도, 다 버릴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첫째, ‘정리의 정의’를 바꾸자.
정리는 버리는 게 아니라, 내 공간과 시간을 내가 원하는 대로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둘째, 작게 시작하자.
방 전체가 아닌 ‘서랍 하나’, ‘책상 위’ 같은 작은 영역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정리 후의 가벼움을 경험하면 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나아갈 수 있다.
셋째, 정리에 시간 제한을 두자.
“딱 10분만”이라는 시간표는 생각보다 강력하다.
정리 자체가 너무 크고 무거운 프로젝트가 되면 피하게 되니,
가볍게 접근하는 것이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정리를 나만의 방식으로 하자.
누군가에게는 색깔별 정리가 맞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카테고리별 정리가 편할 수 있다.
나에게 편한 방식이 가장 좋은 정리법이다.
정리는 습관이고 연습이다. 처음엔 서툴고 시간이 오래 걸려도, 조금씩 반복하다 보면 ‘내 기준’이 생기고, 어느새 익숙해진다. 중요한 건 꾸준히 해보는 것, 그리고 나 자신을 탓하지 않는 것.
정리를 못한다고 자신을 미워하지 말자.
중요한 건 지금이라도 시작해보려는 마음이다.
오늘은 책상 위의 종이 한 장, 서랍 속 볼펜 하나라도 정리해보자.
그 작은 움직임이 내 일상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 내 공간을 내가 원하는 대로 채워가는 과정, 그게 바로 진짜 정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