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0대 무주택 가구 역대 최대…왜 30대는 집을 가장 못 샀나
30대 자산 ‘역주행’…전월세보증금과 담보대출이 만든 절벽
서울에서 집을 사지 못한 30대 무주택 가구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든 세대 가운데 경제활동의 중심인 30대만 자산이 ‘역주행’했다는 통계가 나오는 이유도, 결국 주거비 구조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단순히 소득이 낮아서가 아니라, 집을 살 수 없는 구조적 요인이 30대에게 집중적으로 작동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1. 전월세보증금 상승이 만든 자산 축소 효과
서울에서 전월세보증금은 지난 몇 년간 급격히 상승했다.
30대는 결혼·출산·이사 등 주거 수요가 가장 크게 늘어나는 시기이며, 자연스럽게 보증금 부담이 가장 크게 증가하는 연령대다.
특히 서울은 보증금 규모가 억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30대가 모아놓은 자산은 대부분 ‘부채성 보증금’ 속에 묶인다.
보증금은 자산으로 잡히지만 실질적 유동성은 거의 없고, 그만큼 다른 투자 여력도 사라진다.
자산이 증가해 보이더라도 실제 체감은 ‘가난해지는 구조’가 되는 셈이다.
2. 서울 집값 급등이 만든 진입 장벽
서울 부동산 가격은 30대가 사회 초년생을 벗어나 내 집 마련을 고민하기 시작한 시점과 정확히 맞물려 급등했다.
이때부터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은 채 동반 상승하면서, 30대는 전세도 비싸고 매매도 비싼 ‘이중 압박’에 놓였다.
여기에 대출 규제까지 본격화되면서, 과거와 달리 적당한 대출로 서울에 진입하는 방식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40·50대는 규제 전 시기에 이미 주택을 보유했지만, 30대는 규제 이후 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첫 세대가 됐다.
3. 담보대출이 자산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
30대는 자산 대비 부채 비중이 가장 높은 연령대다.
담보대출을 통해 집을 산다면 부채 증가가 ‘레버리지 효과’를 만들어 자산이 불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집을 살 수 없는 상태에서 부채만 늘어난다는 점이다.
전세대출, 신용대출 등은 소비를 늘리지 않아도 생계 유지와 이사비용 때문에 불가피하게 증가한다.
하지만 이 부채는 자산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순자산을 줄이는 요인으로만 작동한다.
30대 순자산이 유일하게 감소했다는 통계는 이런 흐름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
4. 고용 불안정과 소득 정체
30대의 또 다른 어려움은 고용 구조에서 나타난다.
대기업 취업이나 안정적 일자리로 이동하지 못하면 소득 상승 속도가 매우 더디며, 주거비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특히 2020년 이후 경기 둔화와 채용 축소가 겹치면서 30대의 소득 증가 속도가 주거비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
안정적 소득이 뒷받침되지 않으니, 대출을 활용해 집을 구매하려 해도 상환 여력이 기준 미달로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5. ‘시간의 혜택’을 받지 못한 세대
40대와 50대는 집값이 지금만큼 오르기 전에 주택을 매입해 자산 상승 혜택을 충분히 누렸다.
반면 30대는 가장 집값이 비싸고 규제가 강한 시기에 시장에 뛰어들어야 했던 세대다.
자산을 축적할 시간이 부족했고, 물가와 금리, 대출 규제까지 삼중 부담을 동시에 맞이했다.
결국 30대는 지출·부채·규제·가격 모든 면에서 가장 불리한 지점에 서게 되었으며, 이는 순자산 감소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6. 앞으로의 변수: 금리 안정과 전세시장 변화
앞으로 30대의 내 집 마련 가능성을 가를 변수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금리 안정 속도, 둘째는 전세 시장 정상화 여부다.
금리가 완만하게 하락하고 전세 수요가 감소하는 구조가 자리 잡는다면, 30대의 주거 비용 부담은 지금보다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금리와 집값이 함께 고착화된다면, 30대의 자산 회복은 더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