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사회의 문턱을 넘는 순간 모든 것이 낯설고 복잡했다. 시골에서 자라 바람 따라 꽃 피던 길이 익숙했던 나는, 회색 건물과 복잡한 신호등이 뒤섞인 도시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마치 거대한 미로에 던져진 기분이었다. 사람들은 너무 빠르고, 말은 너무 복잡하고, 마음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그렇게 20대의 나는 도시 한복판에서 자주 길을 잃었다. 단순히 방향을 몰라 헤매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의 나침반조차 잃어버린 듯한 시간들이었다.당시에는 ‘청춘’이라는 단어에 특별한 힘이 있을 거라 믿었다.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이루고 싶은 꿈도 분명했으니까. 하지만 사회는 그렇게 낭만적으로 흘러가지 않았다. 꿈보다 당장의 생계가 중요했고, 열정보다 스펙이 앞섰다. 수많은 이력서와 탈락 메일, 회식 자..